몰디브에서 콘돔 끼고 다이빙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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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리브어보드를 다녀온건 작년 7월 말쯤이였지요.  리브어보드 가격이 50% 할인이라는 말에 눈이 뒤집혀 무작정 지르고 짐을 쌌습니다.

싱가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동키입니다. ㅋㅋ 1년전밖에 안됐는데 왜 더 젊어보이는거 같죠 ㅠㅜ 아 이제 1년 1년 다르다는 나이에 접어든건 안비밀…

중간에 창이공항에서 10시간정도 경유 대기를 해야했어서 공항에서 밤을 세워야만 했지요. 여기저기 구석구석 정원도 가보고 PP카드가 있었기 때문에 라운지 투어도 했습니다. 막상갈데가 몇군데 없더라고요. 덕분에 배고플일은 없었습니다.

저녁에 야식에 아침식사까지 든든히 하고 몰디브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ㅎ

드디어 몰디브에 도착한 동키와 버디들!!! 이때까지만해도 날씨굿~ 풍경굿~ 암쏘 해피였죠 ㅋㅋㅋ

참고로 몰디브의 시즌은 2월~4월입니다. 이때가 가장시야도 잘나오고 바다는 장판이며 맑은 날씨가 지속되지요. 제가 갔던 날짜는 남서계절풍(SW Monsoon)이부는 몬순시즌이라고 해서 5월부터 10월까지 우기가 지속되며 ㅋㅋㅋ 겁나 비가 밤마다 양동이로 퍼부었습니다. 그렇다고 물속시야가 좋은것도 아님…

첫날 참 좋았는데 날씨… 아 첫날 말레항 근처에서 체크 다이빙을 했는데 그날이 참 대박이였습니다. 불샤크를 그렇게 가까이서 또 오래보긴 처음이였거든요!!! 이게 바로 몰디브의 특권이라 생각했죠 ㅎㅎ

상어 Shark

바로 이녀석입니다. 적당히 거리를 주며 어슬렁 어슬렁 주위를 도는데 포스가 엄청났습니다. 마지막날에도 이포인트를 한번더 들어갔는데 멀리 한번더 마주쳤었습니다. 상주하는 녀석인 듯!

그리고 첫날 오후 마지막 포인트에서 그 사단이 났습니다. 하필 저희 그룹을 가이딩하는 가이드는 인스트럭터 자격을 취득한지 6개월밖에 안된 강사였습니다. 뭐 실력이 개월수에 비례하는것은 아니지만요.

마지막 다이빙에서도 조류가 상당했습니다. 정해진 포인트로 이동하는 중간중간 조류걸이를 걸어 대기하는 시간들이 있었지요. 거의 시작즈음 이였어요. 입수해서 10분도 안되었을때? 가이드가 조류걸이를 걸라고 하더군요.

근데 저는 킥으로 여유있게 버틸수가 있었고 별로 힘들지 않은상황이였습니다. 그곳에 얼마 안있을거 같은 판단에 조류걸이를 걸지 않았습니다. 걸어봤자 잠깐 있다 빼고 또 이동하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안걸었는데 저를보더니 자꾸 걸라고 하더군요.

재촉하길래 할수없이 바위틈을 확인하고 딱 걸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딱 거는 순간 제 새끼손가락에 뭔가 터억 하는 충격이 느껴지면서 살짝 찌르는듯? 데인듯? 한 느낌? 아 살점 떨어져나간거 아냐라는 느낌? 걱정이 앞섰죠.

제 손가락에선 검은 잉크처럼 피가 솟아오른다기보단 피어오르고 있었고 벌어진 틈새로는 하얀 뭔가가 보였습니다. 뼈인가? 헉… 자세히 보니 뼈까지는 아니고 힘줄? 그런거였습니다.

정신좀 차리고 밑을 봤더니 그 바위사이에는 노오란 곰치가 머리를 가로 저으며 저를 째려보고 있었습니다. 크기가 그리 크진않았습니다. 만약 더 컷다면 제 새끼손가락은 제자리에 없었겠죠… 뭐 곰치가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녀석 영역을 모르고 침범한 제 손이 잘못이지요… ㅠㅠ 고의는 아니였지만요.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데 왜 새끼손가락이 욱신거리는지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신기하네. 일단 상황이 응급상황이니 만큼 좀 갈등을 했었습니다. 바로 올라가야하나? 제가 서맥에 물속에서 침착함 하난 남부럽지 않거든요.

이게 살점이 뜯어져 나간건 아니고 갈라진거라서 왼손으로 꾹 누르고 지혈을 하니 또 피가 많이 안나는거 같더라고요? 입수한지 10분밖에 안됐는데 쪼매만 더 버텨보자라는 생각으로 뒤따라 다녔습니다 왼손으로 갈라진 새끼손가락을 누른채… 고런 상황을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ㅋㅋㅋ

그렇게 20분정도 따라다니다가 볼것도 너무 없더군요… 급기야 조류걸이를 정말 걸지않으면 날라갈거같은 상황에 갔을때 항복하고 버디에게 토치로 나 올라간다는 싸인하고 혼자 올라왔습니다.

오늘의 쿠팡 골드박스 할인품목

가이드에게 설명하고 뭐하기도 힘든 상황이더라고요. 벌써 저하고 가이드는 멀어져 버려서 혼자 천천히 안전정지까지 하고 올라왔습니다. 버디가 가이드한테 물속에서 설명했다고는 하는데 ㅎ

그리고 그날 저녁 근처 로컬섬 병원에 딩기를 타고 들어가서 상처를 소독하고 다섯바늘을 꿰맸습니다. 물렸을때보다 더 아프더군요. 가격은 꼬매는 가격은 우리나라돈으로 10만원정도 주사랑 약은 2~3만원 줬던거 같네요.

의사는 물에 절대 들어가면 안된다더군요… ㅠㅠ 사형선고… 첫날이 마지막이였다니…

그리고 곰치가 독이 있는 곰치도 많은데 그나마 저는 독이 없는 곰치에게 물려서 불행중 다행이였다고 하네요. 크루중 한명은 독이 있는 곰치에게 물려 하루종일 몸져 누워있다가 살아났다고 합니다.

국내 입국해서 두군데 실밥이 터지길래 동네 병원가서 꼬맨거 보여줬더니 어디서 이리 꼬맸냐며 ㅋㅋ 흉터 많이 남겠다더군요. 흉터가 꽤 있긴한데 못봐줄정돈 아닙니다.

병원을 갔다가 리브어보드 크루 친구들이 로컬섬 구경시켜주겠다고 그 오밤중에 바닷가에도 한번 데려가고 로컬 카페에도 데려가 커피도 사주더라고요. 저 이상한 묵을 하나사줬는데 엄청 달았습니다. 뭔지는 아직도 모름….

참치로 만든 빵도 팔더군요. 맛만 봐씀 ㅋ 근데 까페에 있는데도 엄청난 장대 소낙비가 퍼부어서 대화소리가 안들릴정도였습니다. 배로 못돌아가는거 아닌가 생각도 했는데… 곧 그치더라구요.

그렇게 리브어보드에 돌아와 하루를 끙끙앓고 잤습니다. 다이빙 가는분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종일 어떻게 하면 다이빙을 다시할수 있을까만 생각했던거 같습니다.

바르는 메디폼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도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넓직한 방수밴드같은거나 ㅠ 아쉽게도 아무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좌절을 하고 있는 저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총괄 크루가 콘돔을 써보라며 한개를 건네더군요. 경험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뭐시???? 콘돔으로?? ㅋㅋㅋㅋ 아 너무 기발했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콘돔을 깟습니다. 그렇게 여러사람앞에서 콘돔을 개봉하긴 처음 이였습니다. ㅋㅋ

생각보다 콘돔의 신축성은 어마어마 했습니다.  쭉 늘어 트려서 오른손에 끼워서 올렸더니 손목 위쪽까지 덮었습니다.  방수능력도 탁월했습니다. 아 이래서 그 수많은 정자들이 차단되는거구나라는 생각… 새삼스레 ㅋㅋㅋ

하루쉬고 3일째 되는날 아침부터 오른손에 끼고 다시 다이빙을 나갔습니다. 오른손을 못쓰니 장비체결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하지말까?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는데 주위분들이 너무 열성적으로 도와주셔서 힘을 내었습니다.

ㅋㅋ 요렇게 안에 끼우고 바깥에는 날카로운 것이 찢어지지 않게 비닐장갑을 한번 더 씌웠습니다. 이정도면 다이빙 환자 맞는거 같습니다. 중증…  정말 주위사람들이 혀를 내두르더군요.

아 매 다이빙마다 장비 챙겨주던 치과의사 주치의분… 껴주시고 하나하나 챙겨주셨는데 여태 연락을 못드렸네요. 맛있는거 사드린다고 했는데… ㅠ

이게 물속에들어가면 안에 공기층이 있기때문에 압착이 꽤 옵니다. 오래 있으면 저리고 마비가 올락말락하거든요. 손가락힘으로 그힘을 좀 버텨줘야 합니다.

그렇게 고생한거에 비해 물속에서 기억나는건 야간 만타 다이빙말곤 없는거 같습니다.  처음에 말했지만 우기에 몬순시즌, 50프로 할인하는 이유가 있었음….

그래도 야간다이빙에서 랜턴을 모두 하늘로 향하고 있는상태에서 만타들이 수중을 누비고 다니는 장면은 너무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이였습니다.

영상은 유툽에 업로드해서 따로 올려놓겠습니다.

처음에 좀 시행착오를 격어서 콘돔이 한번 찢어지기도 했지만 날카로운 곳만 조심하고 얌전한 다이빙만 한다면 콘돔은 정말 좋은 대안이 될수 있다는걸 몸소 경험했습니다.

 

정말 몰디브에서 액땜 제대로 하고 왔습니다. 리브어보드가 끝나고 마푸시(Maafushi)라는 섬에서 이틀 묵었는데 가자마자 정말 바람 미친듯이 불며 비가 옆으로 내리는가 하면 말레공항에서 시스템이 마비되서 체크인하는데만 장장 5시간이 걸리는 불상사와…(시스템 마비로 항공권을 한사람한사람 수기로 써줌…)

5시간 체크인에 지지 쳐버린 팀원들… 안쓰럽 ㅠ

팀원중 4명인가가 코로나 양성에 걸려서 못돌아올뻔한 일들까지… ㅋㅋㅋ 정말 다사다난 했다.

5시가 체크인하는 바람에 뱅기 지연되서 싱가폴에서 체류를 꽤 했어야해서 따로 호텔잡아주고 호텔식사 두번한건 정말 맛있긴 했네요.

두서 없었지만 날마다 콘돔을 새걸로 준비해준 총괄 크루와

이 총괄크루는 왜그리 콘돔을 많이 가지고 있었을까? ㅋㅋㅋ

매번 장비를 챙겨주시고 끼워주시고 ㅋㅋㅋ 소독솜을 뭉쳐 빨간약을 적셔주신 주치의님께 다시한번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올해 지나기전에 꼭 맛난거 사드리겠다는 약속을 다시 해봅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항상 안따 즐따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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