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치 보러 갈래?”
지난 2022년 동키가 함께 가자고해서 추석연휴에 8박9일 일정으로 발리로 떠나게되었던 이야기를 뒤늦게 쓰게되었네요. 8박 9일을 모두 다이빙한 것은 아니고 동키는 4일, 저는 5일 다이빙을 했더랬죠.
영어이름이 ‘몰라몰라(Mola Mola)’인 개복치를 다이빙으로 볼 수 있는 곳은 흔하지 않은 데, 계획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은 발리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근처에 『만타 레이(Manta Ray, 쥐가오리)』 클리닝 스테이션도 있어서 Reef Manta를 볼 수도 있었어요.
이번 여행에 정리한 다른 글도 읽어보세요:
발리, 렘봉안은 어디?
저희는 발리 옆에 붙은 『누사 렘봉안(Nusa Lembongan)』이라는 섬으로 다이빙을 다녀왔어요.
현재로썬 발리까지 직항은 없고 경유지를 거쳐야해요. 발리에선 스피드보트를 타고 들어가야하는 제법 험난한 여정이었답니다. 인천공항부터 렘봉안 섬까지의 경로와 가는 방법은 별도 블로그글로 작성해뒀으니 가실 계획이 있다면 아래 링크글을 참고해보세요. 참고로 길이 꽤 험해요.
스쿠버 다이빙 샵
예약한 곳은 ‘레전드 다이빙 (Legend Diving Lembongan)’ 이었는데, 저와 일행 다른 한 명은 마지막 날 두 탱크를 또 다른 로컬샵에서 추가로 했어요.
레전드 다이빙샵
레전드 다이빙에서는 큰탱크(15L) 추가차지를 받지 않아서 마음편히 4일 내내 큰탱크를 쓸 수 있었어요! 공기소모량이 많은 분은 저처럼 큰탱크를 이용해보세요.
저희 가이드였던 페르난도도 밝고 사교성 높고 다이빙 열정이 높은 친구였어요. 일하는 게 힘들어 보이긴 했지만요.
디스커리 다이브 (Lembongan Discovery Dive)
저와 일행 다른 한분과는 이후에 마침 연락된 그분이 아는 한국인 강사님이 있는 다른 로컬샵에서 따로 두 탱크를 더했어요.
여기는 15L 탱크에대해 추가차지가 붙더라고요. 그리고 두탱크만 이용한 거라 할인가를 적용받지 못했네요. 그래도 송강사님이 개복치를 찾아주시겠다고 계획적으로 자기 옥토까지 줘가며 60분을 깊은 물 속에 데리고 다녀주셨어요.
샵은 메인스트리트에 있었지만 장비 세팅과 배를 타는 곳은 Mesari Beach Restaurant 라는 식당이었는데요. 식당뒷편에 맹그로브 숲과 보트 선착장이 있어서 그곳에서 장비를 세팅하고 배를 탔죠. 이 샵에서 예약하면 저 식당뒷편에서 쉬나봐요. 식당안에는 샤워시설도 겸비되어있어요.
이번엔 딱 두탱크만 맛보기로 이곳에서 했는데 다음에 렘봉안 다이빙 계획을 다시한다면 이곳을 이용 해볼까 해요. 듣기로는 여기 사장님께서 개복치를 잘 찾아 주신다나봐요.
발리 지역 수온은 동남아치고 찬 편
이 지역에서 다이빙계획을 한다면, 보통 다이빙은 렘봉안 섬과 페니다 섬 해안선에서 해요. 발리본 섬쪽 다이빙샵일지라도 스피드보트를 타고 한시간 걸려서 누사 페니다로 오게 되어있습니다. 개복치출몰포인트와 만타 포인트가 여기 모여있거든요.
발리의 수온은 23~28도로 동남아치곤 추운편이예요. 주변에 찬 해류가 지나간대요. 발리에서 다이빙할 계획이라면 5mm 이상을 입는게 좋아요.
실제 저희가 개복치 포인트인 크리스탈 베이를 네 번 갔는데 한 번은 23도 나왔어요. 5밀리 입고도 추운 느낌이니 추위를 많이 탄다면 7mm나 베스트(vest, 조끼)를 함께 준비하는게 좋고, 후드도 준비해야되요.
얕은 해변 조건

렘봉안 섬주변의 해변은 우리나라 서해처럼 매우 완만하게 천천히 깊어지는 형태예요. 저희 서해처럼 바닥이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썰물 땐 매우 얕이지기 때문에 물이 많이 빠지면 배를 운행해 들어가고 나가기 힘들대요.
그래서 레전드 다이빙 선장님이 물 때에 예민한 편이래요(사람이야 내려 걸어가면 되지만 배는 밀어야해서..). 그 때문에 다이빙을 오래나가있진 않으려고 하는 편이라네요.
그리고 해변 바로앞에는 미역?같은거 양식하는데다가 뭐라도 보려면 물에 빠져 저 멀리 나가야해서 인지 야간, 마크로다이빙을 잘 안한다나봐요.
다이빙 포인트
누사 렘봉안과 누사 페니다 섬 주변의 다이빙포인트는 아래와 같은데 샵마다 추가로 가는 포인트들이 더 있어요. 아래지도에 표시한 부육(Buyuk, Buyug)은 디스커버리 다이브를 이용했을 때 갔던 포인트예요.

SD와 맹그로브, 부육 포인트에선 거북이도 꽤 많이 보았어요. 맹그로브는 드리프트 다이빙이었는데 그리 긴 구간은 아니고 끝에 가면 출수해야해서 앞으로 막 나가면 그만큼 짧아지니까 최대한 조류 몸을 맞기고 즐겨야해요.
만타 포인트 (Manta Point)
만타포인트 가는 길은 파도도 높고 수면이 거칠었어요. 시간도 좀 걸리는 편이라서 배멀미를 하시는 분들은 출발전에 멀미약을 챙겨 드시는 게 좋겠네요.
오후 늦게는 파도가 높아져 잘가지 않는데요. 포인트도 살짝 만형태로 들어가있긴 하지만 그래도 파도가 높을땐 파도가 꽤 출렁여요. 발리가 서핑으로 유명한 곳인 이유가 있죠.
이곳에서 볼 수있는 만타는 Reef Manta Ray이고 Oceanic Manta Ray는 아니예요. 그리고 블랙 만타도 있었어요!
만타레이는 쥐가오리인데 꼬리에 침이 달리긴했지만 퇴화되어서 위험하지 않아요. 그리고 매우 온순한 물고기죠.만타 포인트를 두 번 갔는데 만타를 많이 보고 왔어요. 두번째는 시야가 좀 떨어졌지만요.


제 생에 처음 만난 만타는 블랙만타 였는데요. 음산한 분위기때문에 Goth Manta Ray라고도 불리는 만타예요. 멜라닌이상으로 생겨나는 돌연변이로 약 7%만 존재한다네요.
첫날 만타포인트에 여러배들이 있을 때 물속에서도 다른 스쿠버다이버와 프리다이버들이 많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보기는데 만타와 거리를 유지해주고, 다른 사람 배려도 해야해요. 만타가 클리닝스테이션에 한바퀴돌며 머물기도하는데 너무 가까이가는 사람들을 서로 밀고 땡기는 등 작은 헤프닝도 있었어요.
저희 가이드인 ‘페르난도’가 처음 만타봤던 위치에서 또 조금 이동해서 다른 곳에서 만타를 또 보여줬는데요. 이곳은 사람도 저희밖에 없어서 만타를 실컷봤네요. 두세마리 있었던 것 같아요.
이!따!만!한 만타가 우아한 뒤집기도 보여줬어요!
개복치(몰라몰라) 포인트: 크리스탈 베이
개복치 출몰 포인트는 여러 곳인데 보장되는 포인트가 아니라서 어디서 나올 지 모르지만 주로 『크리스탈 베이(Crystal Bay)』 에 많이 출몰한대요.
크리스탈베이는 Bay(만)라서 움푹 파인곳인데 만을 벗어나면 이곳 조류가 매우 빨르고 발리지역은 해류가 지나는바다라서 어디까지 떠내려갈지 모른대요. 이곳에서 다이빙도 초반엔 완만하다가 깊이갈수록 월다이빙처럼 하게되고 만을 벗어나기 전까지만 가이딩하는데 가이들 말을 잘 듣고 따라야해요.
크리스탈 베이에서 그루퍼도 보았는데 꽤 깊은 곳에 위치해서 저는 가까이보진 못했어요. 그루퍼가 나왔을 때 이미 저는 30미터였고 저 멀리 보이는데 아마 37미터 지점은 있지 않았나 싶어요.

한 번은 여기에서 다시 돌아 올라 올 땐 하강역조류를 헤치고 산호벽을 등반해야했는데 가이드가 밀어주고 중간에 지쳐서 다시 떠내려가고 그랬거든요. 만일을 대비해 조류걸이가 필요한 포인트네요.
그리고 크리스탈베이가 좀 춥더라고요. 세번째 트라이 때는 날씨가 좀 좋지 않았는데 25미터에서 23도더라고요. 추울때 개복치도 수면에 일광욕하러 잘 올라온다고해서 기대는 했지만요.
개복치

인터넷에 떠도는 개복치 사진을 보면 ‘두동가리돔‘이 개복치 클리닝을 해주는 모습이 많은데요. 두동가리돔이 보이는 곳에선 개복치가 멀리라도 보이는지 주위를 둘러보세요!

저는 추가로 다른 샵까지 이용하면서 5일 다이빙에 개복치 나온다는 포인트를 총 7번, 그 중 크리스탈 베이만 4번을 다이빙했으나 단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ㅠ.ㅜ 그렇게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건만, 14번을 다이빙하면서 한 번도 못 보다뇨! 슬퍼요! 억울해요!
Buyuk 포인트에서는 배위에있을 때 수면에 지느러미만 나왔다 들어갔다는데 정작 물속에선 보질 못했네요.
배타고 만타 포인트 가는길에도 조류와 파도가 쎈데 수면을 보다보니 중간에 ‘어? 저거 지느러미?’ 하는 느낌으로 들어갔다 나오는데 내가 방금 본게 돌고래 지느러미인지 개복치 지느러미인지, 내 눈이 정말 지느러미라도 본 것이 맞는 것이긴 한 건지의 느낌이었어요(결론: 못 봄).
돌아오는 길에, 와 진짜 개복치를 보고싶으면 여길 다시와야한다고? 하는 느낌으로 되돌아오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캐리어도 망가지고… 다시 올 엄두가 안나는데요.
여러분께는 어복이 충만하여 개복치를 꼭 보시고 누사 페니다 지역을 한 번에 클리어하실 수 있길 바랄께요. 이번 여행에 정리한 다른 글도 읽어보세요.
비슷한 주제의 다른 글도 읽기:
- 필리핀 코론 다이빙 후기
- 필리핀 아닐라오 다이빙 후기